상세정보
아픔이 길이 되려면
- 저자
- 김승섭 저
- 출판사
- 동아시아
- 출판일
- 2017-09-27
- 등록일
- 2024-05-17
- 파일포맷
- EPUB
- 파일크기
- 30MB
- 공급사
- YES24
- 지원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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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혐오발언, 구직자 차별, 고용불안, 참사…
사회적 상처는 우리 몸을 어떻게 병들게 하는가?
데이터가 말해주는 우리가 아픈 진짜 이유
『아픔이 길이 되려면』은 공중보건의사 시절부터 김승섭 교수가 걸어온 치열한 고민의 흔적들과 연구의 발자취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데이터를 통해 질병의 사회적·정치적 원인을 밝히는 사회역학을 도구 삼아 혐오, 차별, 고용불안 등 사회적 상처가 어떻게 우리 몸을 아프게 하는지 말하고 있다. 개인의 몸에 사회가 어떻게 투영되는지도 함께 이야기한다. 저자는 “사회적 환경과 완전히 단절되어 진행되는 병이란 존재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사회적 원인을 가진 질병은 사회적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최첨단 의료 기술의 발전으로 유전자 수준에서 병을 예측하고 치료하는 게 가능해지더라도, 사회의 변화 없이 개인은 건강해질 수 없다고 말이다
사회역학자인 김승섭 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 교수는 자신의 연구를 통해 차별 경험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야기한다. 취업 과정에서의 차별을 측정하기 위해 연구의 설문에서는 다음과 같이 질문했다. “새로운 일자리를 경험할 때 차별을 겪은 적이 있습니까?” 대답은 ‘예, 아니오, 해당사항 없음’ 3개 항목 중 선택이 가능하다. ‘해당사항 없음’은 구직 경험이 없는 응답자를 위해 만들어둔 항목이다. 이미 직장에 다니는 사람이라면, ‘예’ 혹은 ‘아니요’의 응답이 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직장인 상당수가 ‘해당사항 없음’이라고 응답했다. 어떻게 된 일일까? 김승섭 교수는 ‘해당사항 없음’이라고 대답한 사람들의 건강 상태를 조사했다. 그러자 놀라운 결과가 나온다. 남성의 경우, ‘해당사항 없음’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차별이 없었다고 응답한 사람들과 건강에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여성들의 경우 달랐다. ‘해당사항 없음’이라고 답한 여성들의 건강상태는 차별을 받았다고 응답한 사람보다도 더 나쁘게 나타났다.
비슷한 또 다른 연구에서, 이번에는 다문화가정 청소년을 상대로 질문했다. “학교폭력을 경험한 뒤 어떻게 대응했습니까?” 응답자 중 김승섭 교수가 주목한 것은 “별다른 생각 없이 그냥 넘어갔다”라고 답한 학생들이었다. 이 학생들의 건강 상태를 조사했더니 이번에도 남녀 간에 극명한 차이가 드러났다. 여학생들의 경우, 별다른 차이가 없었지만 이번에는 남학생들에게서 차이가 나타났다. “별다른 생각 없이 그냥 넘어갔다”라고 대답한 남학생들의 정신 건강이 가장 나쁜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고 넘겨버렸던 경험이 실제로는 몸을 아프게 하고 있었던 것이다. 차별이나 폭력을 겪고도, 말조차 하지 못할 때, 혹은 애써 괜찮다고 생각할 때 실은 우리 몸이 더 아프다는 것을 이 연구들은 보여준다. 저자 김승섭 교수의 표현을 빌자면 ‘몸은 정직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고용 불안, 차별 등 사회적 상처가 어떻게 우리 몸을 아프게 하는지, 사회가 개인의 몸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사회역학의 여러 연구 사례와 함께 이야기한다..
저자소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하버드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조지워싱턴대학교 보건대학원과 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 보건정책관리학부에서 일했고, 2022년부터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 부교수로 재임 중이다. 2016년과 2017년에는 고려대학교 최우수 강의상인 석탑강의상을, 2018년에는 최우수 연구상인 석탑연구상을 수상했다.
의학과 역학을 이용해, 차별 경험과 고용불안 같은 사회적 요인이 비정규직 노동자나 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의 건강을 어떻게 해치는지를 주로 연구하고 있다. 천안소년교도소에서 공중보건의사로 일한 이후, 재소자 인권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다 국가인권위원회의 ‘구금시설 건강권 실태조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2014년 ‘인턴·레지던트 근무환경 연구’, 2015년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건강 연구’, 국가인권위원회의 ‘소방공무원의 인권상황 실태조사’, 2016년 ‘한국 성인 동성애자·양성애자 건강 연구’, 세월호 특조위의 ‘단원고 학생 생존자 및 가족 대상 실태조사 연구’, 2017년 ‘한국 트랜스젠더 건강 연구’, 2018년 ‘천안함 생존자건강 연구’, ‘백화점·면세점 화장품 판매직 노동자 근무환경 및 건강 연구’, 2021년 ‘소방공무원의 COVID19 관련 근무환경과 건강’ 연구를 진행했다. 삼성 반도체 직업병 소송, 동성결혼 소송, 트랜스젠더 성별 정정 소송, 군형법 위헌 소송, 성폭력 생존자 PTSD 소송에서 법정 증언을 하거나 전문가 소견서를 제출하며 참여한 바 있다. 현재 지체장애인, 발달장애인, 발달장애인 가족의 삶과 건강에 대한 장기 추적 관찰 연구와 이주 노동자를 비롯한 취약계층 노동자의 건강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환자를 치료하는 것만큼 사람들이 아프지 않도록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이 자기 삶에 긍지를 갖지 못한다면 그것은 사회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지은 책으로 『아픔이 길이 되려면』, 『우리 몸이 세계라면』, 『미래의 피해자들은 이겼다』, 『오롯한 당신』(공저)이 있고 『장애의 역사』를 번역했다.
목차
들어가며
1. 말하지 못한 상처, 기억하는 몸
말하지 못한 내 상처는 어디에 있을까
-차별 경험에 대한 ‘같은 응답, 다른 의미’
불평등한 여름, 국가의 역할을 묻다
-시카고 폭염으로 배우는 공동체가 재난불평등에 대처하는 법
낙태를 금지하면 벌어질 일들에 관하여
-루마니아 사례로 살펴본, 평등하지 않은 낙태금지법
성인이 되어도 몸에 남겨진 태아의 경험
-몸에 새겨진 사회환경, 절약형질 가설
가난은 우리 몸에 고스란히 새겨진다
-가난한 몸과 해부학의 역사
당신은 거미를 본 적이 있나요
-질병의 ‘원인의 원인’을 추적하는 사회역학의 역사
[지극히 개인적인, 과학적 합리성의 세 가지 요소]
2. 질병 권하는 일터, 함께 수선하려면
해고노동자에게 국가란 무엇인가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건강 연구’를 하며
누군가는 그들 편에 서야 한다
-삼성반도체 직업병 소송과 IBM 직업병 소송, 연구자가 거대 기업에 맞선다는 의미
위험한 일터는 가난한 마을을 향한다
-직업병 만드는 공장, 원진레이온과 제일화학은 어디로 갔나
아파도 일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
-고용불안과 ‘저성과자 해고’라는 함정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는 의사들
-연구자가 되어 다시, 전공의 근무환경과 환자 안전을 묻다
안전을 지키는 사람들, 그들이 아프다
-‘소방공무원 인권상황 실태조사’를 하며
[건강한 일터를 위한 올바른 숫자 읽기]
3. 끝과 시작, 슬픔이 길이 되려면
재난은 기록되어야 한다
-‘세월호 참사 생존 학생 실태조사’를 하며
사회적 고통을 사회적으로 치유하려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설명 없는 치료’의 딜레마
[아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제도가 존재를 부정할 때, 몸은 아프다
-동성결혼 불인정과 성소수자 건강의 관계
동성애를 향한 비과학적 혐오에 반대하며
-동성애, 전환치료, 그리고 HIV/AIDS
[쏟아지는 비를 멈추게 할 수 없다면, 함께 그 비를 맞아야 한다]
수술대 앞에서 망설이는 트랜스젠더를 변호하며
-비수술 트랜스젠더의 현역 입영처분 소송
한국을 떠나면 당신도 소수자입니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우리 사회 인종차별
교도소 의사로 일한다는 것
-‘재소자 건강 연구’를 하며
4. 우리는 연결될수록 건강한 존재들
연결될수록 오래 사는가
-사회적 관계망과 건강 연구의 역사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면, 우리는 안전해질까
-총기 규제, 공동체는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가
위험사회에서 함께 생존하려면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규제를 위한 충분한 증거를 묻다
당신의 공동체는 안녕하신지요
-로세토 마을에서만 심장병 사망률이 낮은 이유
[우리 이기심을 뛰어넘는 삶을 살아요]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