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영국의 대문호 찰스 디킨스의 대표작 『두 도시 이야기』 국내 최초 완역
프랑스 혁명의 광기를 그린 역사소설이자 숭고한 사랑 이야기
프랑스 혁명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가난한 사람들의 삶과 귀족의 폭압 정치, 복수의 광기 등을 생생하게 묘사한 역사소설이자, 한 남자가 가슴속 깊이 간직한 사랑, 아름답지만 비극적인 희생과 염원을 담은 숭고한 사랑 이야기이다. 그의 명성에 비해 국내에서는 그간 축약본이나 일부 누락된 번역본으로만 소개되어 아쉬움을 남겼던 이 작품의 국내 첫 완역 출간은, 기다려왔던 독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될 것이다.
작품의 배경인 ‘두 도시’는 런던과 파리이다. 런던은 구식 사업 관습과 법치주의, 그런대로 자기를 통제하고 번영을 구가하는 노동자 계급 덕분에 전반적으로 안정되어 있는, 그야말로 친절하고 고요하게, 행복한 개인적인 삶을 추구할 수 있는 공간으로 그려진다. 그와 대조적으로 파리는, 지배받는 동시에 통제되지 않는 대규모 관객을 상대로 역사적 갈등이 연출되는 거대한 공개 무대이다. 가난과 지배계급의 폭력에 참다못해 1989년 7월, 혁명이 시작되고 파리는 온통 분노와 통한의 피로 물든다. 이러한 두 도시의 선명한 대비는 프랑스 혁명 후 공포정치의 무자비함을 더욱 부각시키며, 혁명이라는 극적인 배경으로 펼쳐지는 한 남자의 숭고한 사랑과 희생을 효과적으로 조명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소수의 ‘영웅’만이 부각되는 혁명의 역사에서 일반 민중을 한 명씩 건져 올린다는 사실이다. 디킨스가 생각하는 혁명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사악하고 피에 굶주린 위대한 인물들이 일으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변두리의 가난한 사람들, 최소한의 인간적 조건도 누릴 수 없는 노동자들이 일으킨 것이다. 그리고 무대에서 살짝 비껴 서서, 비자의적으로 혁명의 휘말리는 사람들이 있다. 소설 초반에 이들은 혁명의 발발과 직접적으로 상관없는 삶을 살아가는 듯하지만, 역사적인 현장에 속해 있는 이상 그 누구도 혁명과 무관하게 지내지 못한다. 시공간을 공유하는 모두가 혁명의 관련자가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궁극적으로 이 작품은 역사서에 기록되지 않을 혁명의 주체들과 무명의 민중 한 사람 한 사람을 무대 위로 끌어낸, 역사적 반향의 열매가 되었다.
『두 도시 이야기』는 사건이 눈앞에서 펼쳐지는 듯한 생동감 넘치는 묘사 덕분에 그동안 영화, 드라마, 뮤지컬, 오페라 등으로 계속해서 공연되고 재해석되어 왔다. 이 작품을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는 세계 4대 뮤지컬로 불리며 공연되는 곳마다 찰스 디킨스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켜, 끝없이 재해석되어 재탄생하는 문학, 늘 곁에 두고 읽는 소설, 공히 살아 있는 고전임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저자소개
영국이 낳은 가장 위대한 소설가로 평가되는 디킨스는 소박한 평민이나 교양있는 사람들, 빈민이나 여왕을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호소력을 가져, 생전에도 폭넓은 인기를 누렸다. 그는 하인출신인 조부, 그리고 해군 경리국에 근무하는 하급관리의 장남으로, 남부영국의 군항 포츠머스 교외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존은 호인이었으나 금전관념이 희박하여 남의 빚을 갚지 못해 투옥된 일도 있었다. 그 때문에 디킨스는 소년시절부터 빈곤의 고통을 겪었으며 학교에도 거의 다니지 못하고 12세부터 공장에 나갔다. 어린 시절 한때 살았던 채텀은 '잉글랜드의 정원'이라 불리는 아늑한 도시로, 그의 어린 심성에 깊은 인상을 주었고, 훗날 채텀 시대를 거의 유일한 행복했던 시절로 회고할 정도였다.
자본주의의 발흥기였던 19세기 전반의 영국 대도시에서는, 번영의 뒤안길의 심각한 빈곤과, 어린이와 부녀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은 사회전반을 어둡게 했다. 이러한 사회의 모순과 부정을 직접 체험한 디킨스는 빈곤의 늪에서 벗어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면서, 15세경에 변호사 사무소의 사환, 법원 속기사를 거친 끝에 신문기자가 되어 의회에 관한 기사를 쓰게 되었다. 그는 소년시절부터 고전을 탐독하면서 일찍부터 문학에 눈을 떴는데, 여기에 기자 생활로 인한 많은 여행은 풍부한 관찰력과 식견을 더해주었다.
1833년 어느 잡지에 단편을 투고하여 채택된 데 힘입어 계속 단편, 소품 등을 여러 잡지류에 발표하고, 1836년 이들을 모은 『보즈의 스케치』이 출판되어 24세의 신진작가로 화려하게 문단에 데뷔했다. 다음해 완결한 장편소설 『피크위크 클럽의 기록』은 4명(도중부터 5명)의 인물이 여행하는 도중, 곳곳에서 우스꽝스러운 사건을 일으키는 단순한 줄거리였으나, 그의 뛰어난 유머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다음 작품인 『올리버 트위스트』도 베스트셀러가 되어 작가로서의 위치가 확립되었다.
그 뒤 영국과 미국의 각계각층 독자들의 호응에 보답하여 『니콜라스 니클비』 『골동품 상점』 『크리스마스 캐럴』 등 중/장편을 연이어 발표함으로써 명성을 떨쳤다. 이렇듯 명성이 높아진 것은 몸소 체험으로 알게 된 사회 밑바닥 생활상과 그들의 애환을 생생하게 묘사함과 동시에, 세상의 부정과 모순을 용감하게 지적하면서도 유머를 섞어 비판한 점에 있었는데, 그의 소설에 영향을 받아 아동 학대와 재판의 비능률이 개선되기도 했다.
1850년에 완결한 자전적인 작품 『데이비드 코퍼필드』를 쓸 무렵부터 작품의 성격이 조금씩 변하여 그의 후기 특성이 두드러진다. 다음 작품 『황폐한 집』이 그 좋은 예로 이전의 작품처럼 주인공 한 사람의 성장과 체험을 중심으로 사회 각층을 폭 넓게 바라보는 이른바 파노라마적 사회소설로 다가갔다. 작품 속에서 그는 주인공의 앞을 가로막는, 개인의 힘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한 사회체제의 벽을 쓴웃음과 좌절감을 통해 비관적으로 바라보았다.
다소 자서전적인 『위대한 유산』 등의 작품 이외에도, 대단히 많은 단편과 수필을 썼으며, 잡지사 경영, 자선사업에의 참여, 소인연극의 상연, 자작의 공개낭독회, 각 지방의 여행 등, 참으로 쉴사이 없는 다양한 활동을 하였으며 1870년 6월 9일 유명을 달리했다.
목차
작가 서문
1부 되살아나다
1장 시대
2장 역마차
3장 밤의 그림자
4장 준비
5장 술집
6장 구두 짓는 사내
2부 금실
1장 오 년 후
2장 구경거리
3장 실망
4장 축하
5장 자칼
6장 수백 명
7장 도시의 후작 나리
8장 시골 후작 나리
9장 고르곤의 머리
10장 두 가지 약속
11장 이상적인 배우자
12장 예민한 남자
13장 섬세하지 못한 사나이
14장 정직한 장사꾼
15장 뜨개질
16장 아직도 뜨개질
17장 어느 날 밤
18장 아흐레 동안
19장 어떤 의견
20장 기도
21장 울리는 발소리
22장 여전히 들끓는 바다
23장 타오르는 불길
24장 자석 바위에 이끌리다
3부 폭풍의 진로
1장 독방
2장 숫돌
3장 그림자
4장 폭풍 속의 고요
5장 나무꾼
6장 승리
7장 문 두드리는 소리
8장 손에 쥔 패
9장 시작된 게임
10장 그림자의 실체
11장 땅거미
12장 어둠
13장 쉰두 명
14장 뜨개질은 끝나고
15장 영원히 사라진 발소리
작품해설 / 혁명기의 두 도시와 역사의 울림으로서 문학
작가 연보
연대표
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