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문명을 괴멸시킨 전염병부터 마음속 생채기까지
진료실 밖에서 만난 명화 속 의학 이야기
진료실에서 보내는 시간 다음으로 미술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의사가 있다. 그는 오늘도 흰 가운을 벗고 병원을 나와 미술관으로 향한다. 그가 미술관에 간 까닭은 무엇일까?
상반된 분야처럼 느껴지는 의학과 미술은 ‘인간’이라는 커다란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의학과 미술의 중심에는 생로병사를 숙명처럼 안고 살아가는 인간이 있다. 다빈치의 『인체 비례도』처럼 인간의 신체적 완전성을 담고 있는 그림이 있는가 하면, 푸젤리의 『악몽』처럼 인간의 정신세계 가장 밑바닥에 있는 무의식을 탐사하는 그림이 있다. 고야의 『디프테리아』는 질병에 신음하는 인간의 모습을 생생히 묘사하고 있다. 브뢰헬의 『맹인을 이끄는 맹인』은 엑스레이와 CT 스캐너 같은 현대의 의료 장비보다 병세를 더 상세하게 투영한다.
의학자에게 미술관은 진료실이며, 캔버스 속 인물들은 진료실을 찾은 환자와 다름없다. 그림 속 인물들은 질병에 몸과 마음을 잠식당해 고통스러워하고, 삶의 유한성에 탄식한다. 그러다가도 질병과 당당히 맞서 승리하기도 한다. 그들의 고백은 인간의 실존적 고통을 담고 있기에, 가장 보편적인 인간의 이야기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학은 차가운 이성과 뜨거운 감성이 교류하는 학문이다. 명화는 의학에 뜨거운 온기를 불어넣는다. 이 책은 의학의 주요 분기점들을 소개할 뿐만 아니라, 명화라는 매력적인 이야기꾼의 입을 빌려 의학을 쉽고 친근하게 설명하고 있다.
저자소개
진료실에서 보내는 시간 다음으로 미술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어찌 보면 괴짜 의사다. 그는 청진기를 대고 환자 몸이 내는 소리뿐만 아니라 캔버스 속 인물의 생로병사에 귀 기울인다. 명화를 만나 의학은 생명을 다루는 본령에 걸맞게 차가운 이성과 뜨거운 감성이 교류하는 학문이 된다. 의학자의 시선에서 그림은 새롭게 해석되고, 그림을 통해 의학의 높은 문턱은 허물어진다.
그는 병원 생활로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틈틈이 화집을 펼쳐 들어 해소하고, 긴 휴가가 생기면 어김없이 해외 미술관을 순례한다. 진료를 마친 후에는 의사와 일반인, 청소년, 기업 경영진 등을 대상으로 ‘의학과 미술’, ‘신화와 미술’을 주제로 강연한다.
한양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했으며,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소화기내과 전임의를 역임했다. 네이버 지식인에서 소화기내과 자문의사로도 활동했다. 위대장내시경학회 총무이사와 임상초음파학회 사업이사를 맡고 있으며, 내과와 건강검진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목차
머리말 _ 청진기를 들고 명화와 의학의 숨결을 듣다
Chapter 1. 세상을 바꾼 질병
01. 현대 의학 발전에 공헌한 시신들
: 『윌렘 반 데어 메이르 박사의 해부학 수업』, 미치엘 얀스 판 미에레벨트
02. 유럽의 근간을 송두리째 바꾼 대재앙, 페스트
: 『역병 희생자를 위해 탄원하는 성 세바스티아누스』, 조스 리페랭스
03. 의술과 인술 사이
: 『의사』, 루크 필데스
04. 제1차 세계대전의 승자, 스페인독감
: 『가족』, 에곤 실레
05. 우리 안의 편견이 키운 한센병
: 『거지들』, 피테르 브뢰헬
06. ‘비애의 꽃’을 남긴 사랑
: 『히아킨토스의 죽음』, 장 브록
07. 불세출의 영웅을 무릎 꿇린 위암
: 『튈르리궁전 서재에 있는 나폴레옹』, 자크 루이 다비드
08. 수많은 아기 천사들의 목숨을 앗아간 디프테리아
: 『디프테리아』, 프랜시스 고야
Chapter 2. 화가의 붓이 된 질병
01. 가난한 예술가와 노동자를 위로한 ‘초록 요정’에게 건배!
: 『압생트 한 잔』, 에드가르 드가
02. 어둠 속에서 사는 사람들
: 『희망』, 조지 프레데릭 와츠
03. 좋은 잠, 나쁜 잠, 이상한 잠
: 『악몽』, 헨리 푸젤리
04.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비웃는 돌팔이 의사들
: 『우석 제거』, 히에로니무스 보스
05. 빈센트 반 고흐와 두 명의 의사
: 『의사 펠릭스 레이의 초상』, 빈센트 반 고흐
06. 하나의 죽음, 엇갈린 세 개의 시선
: 『마라의 죽음』, 자크 루이 다비드
07. 파멸이 예정된 게임, 도박 중독
: 『카드놀이에서 사기 도박꾼』, 조르주 드 라 투르
08. 대재앙이 인생을 휩쓴 후 자라나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
: 『타르퀴니우스와 루크레티아』, 티치아노
09. ‘밤의 산책자’를 옭아맨 숙명, 유전병
: 『커피포트』, 툴루즈 로트레크
Chapter 3. 캔버스에서 찾은 처방전
01. 목에 사는 나비, 갑상샘
: 『안젤리카를 구하는 로제』,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
02. 와인의 두 얼굴
: 『병든 바쿠스』, 카라바조
03. 오리엔탈리즘, 그리고 관능적이고 신비롭게 포장된 자살
: 『클레오파트라의 죽음』, 귀도 레니
04. 신체적 조건으로 우월함을 따지는 세상이 만든 장애, 왜소증
: 『안짱다리 소년』, 주세페 데 리베라
05. 응답 없는 사랑에서 비롯된 몸과 마음의 병
: 『의사의 방문』, 프란스 반 미리스
06. 숨을 멎게 하는 매혹, 스탕달 신드롬
: 『베아트리체 첸치의 초상』, 엘리자베타 시라니
07. 아기에게 선사하는 엄마의 첫 선물, 모유
: 『리타의 성모』, 레오나르도 다빈치
08. 바람이 스치기만 해도 아픈 통풍
: 『통풍』, 제임스 길레이
Chapter 4. 의학에 풍성한 이야기의 결을 만든 신화와 종교
01. 프로이트를 꿈꾸게 한 비극적 운명의 수레바퀴
: 『오이디푸스와 스핑크스』, 구스타프 모로
02. 내 안에 피어나는 수선화, 나르시시즘
: 『나르키소스』, 쥴라 벤추르
03. 제 손으로 아이를 죽인 비정한 어머니, 의학의 기원이 되다
: 『고민 중인 메데이아』, 안젤름 포이어바흐
04. 자기 자신을 죽이다, 자살
: 『유다의 자살』, 제임스 티소
05. 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메아리
: 『에코』, 알렉상드로 카바넬
06. 시선의 폭력, 관음증
: 『고다이바 부인』, 존 콜리에
07. 인생에서 무익하다 오해받은 잠의 재발견
: 『잠과 그의 형제 죽음』,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
08.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에게 불보다 먼저 선사한 선물
: 『프로메테우스』, 주세페 데 리베라
09. ‘인체의 작은 우주’ 인간의 머리를 받치고 있는 아틀라스
: 『아틀라스와 헤스페리데스』, 존 싱어 사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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